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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으로의 초대

아직은 변하고 싶지 않습니다.

by Madhwang 2008. 5. 10.
오랜만에 등산에 다녀왔습니다.
작년 10월에 내장산을 간 이후로 등산을 갔으니..약 7개월 만이긴하나,
북한산을 간 건 거의 1년만이네요.

산...
이 친구는 변함이 없었습니다.
2년 전에도, 작년에도, 올해에도.
항상 그자리에서 그 모습으로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.
정말 편했습니다.
이렇게 마음이 편했던건 처음이지 싶습니다.

머리 속에서 많은 생각이 휙휙 지나가긴 했으나
복잡스럽지도 않았고, 즐거웠던 일만 떠올랐습니다.

그 사람 생각하면 저를 원망하던 심장도
아무렇지 않은듯 저를 어루만져 주고 있었습니다.

변함 없다는 것. 그래서 낯설지 않다는 것.
그래서 편했었나 봅니다.

오는 길에 날이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꼬~옥 붙잡고 가시는
백발의 노부부를 봤습니다.
정말 부러웠습니다.
문득 '사랑'이란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
TV쇼에서 여자 연예인이 치마입고 몸만 흔들어대면
사랑한다고 외치는 남자 연예인들과
그걸 재미있다고 보고 있는 아이들.

이 아이들이 말하는 '사랑' 이란게...
과연 어떤 '사랑'인지..
그 아이들이 말하는 '쿨한 사랑' 이란 단어에
'사랑' 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인지...
단지 선을 넘어선 '연애질'이  아니런지..

노부부를 보고 느낀 '사랑'이라는건
'서로가 변함없이 한결 같음으로 함께 나이를 먹고, 늙어가는 것' 이 아닐까 합니다.
(이 글을 쓸때 쯤 알았는데, '같이 늙어가고 싶다는거' CF에도 나오더군요...췟!)
참 쉽죠 ^^ 같이 늙어간다는거...
참 어렵죠...변함없이 같이 늙어간다는거...

지인분들이 제게 자주 말씀하시는 것중 하나가
'변화를 줘라' 라는 것입니다.
변해야 된다는 것은 알지만,
변한다는거..아직은 싫습니다.

혹시나 그 사람이 제 마음을 알아준다면, 그래서 받아준다면
그래서 그 사람 옆에 서게 되었을 때
낯설지 않게,
변함없는 모습에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입니다...^^


P.S : 스트레스 해소로 등산 강추함다!!
         하산길에 계곡물에 발도 담고, 따뜻한 햇살아래 바위에 누워 일광욕도 하고..
        크어~~ 그 기분!!! 해보신 분 아니면 모르십니다요~^^